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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 기획부터 준공까지의 전 과정

WOL의 이모저모 2026. 5. 14. 17:41

서울 광화문광장에 새롭게 들어선 '감사의 정원'이 2026년 5월 12일 정식으로 개장하여 시민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본 글에서는 다사다난했던 프로젝트의 추진 취지부터 공모 과정, 설계상의 변화, 그리고 예산과 공사 기간 등 건축 및 도시계획적 관점에서의 구체적인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감사의 정원 조감도 (출처: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national/2026/04/05/P6YUIJU74BCEHJNC3XDQ4PELXA/)

1. 프로젝트의 취지와 초기 논란

감사의 정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선 8기 핵심 프로젝트로, 6·25 전쟁에 참전한 국가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상징 공간을 광화문광장에 조성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감사의 정원 (출처: 국민일보)

초기 추진 계획은 100m 높이의 대형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상징물을 세우는 방향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태극기가 지나치게 부각되어 국가주의를 연상시킨다는 비판과 함께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지적에 직면했다. 이러한 반대 여론을 수용하여, 서울시는 방향을 수정하고 2024년 9월 새로운 설계 공모를 진행하게 되었다.

 

2. 설계 공모 과정과 당선작 '감사의 빛 22'

새로운 방향성에 맞춰 진행된 설계 공모에서는 '삶것건축사사무소', '프라우드건축사사무소', '엘피스케이프' 팀의 '감사의 빛 22'가 당선작으로 선정되어 2025년 2월에 공개되었다.

 
  • 지상부 설계: 22개 참전국을 상징하는 5.7m~7m 높이의 검은 화강암 돌보 22개가 광장의 남북 방향으로 배치되었다. 참전국에서 직접 채굴한 석재를 사용하여 국가 간의 유대감과 상징성을 강화하였고, 돌보 사이는 유리 브리지로 채워졌다.

 

  • 형태적 모티브: 지상 및 지하에 걸친 'ㄴ'자 모양의 돌기둥은 군 의장대가 '받들어 총' 자세로 경례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조명을 통해 100m 상공까지 빛 기둥을 쏘아 올리도록 설계되었다.

 

  • 지하부 공간: 참전국 관련 전시관이 조성되며, 미디어월을 통해 참전 각국의 현지 모습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소통 공간으로 기획되었다.

감사의 정원 지하 (출처: 서울시)

3. 조감도와 실제 준공 모습의 차이점

프로젝트는 최초 구상에서 준공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각적, 형태적 변화를 거쳤다.

  • 초기 구상 단계: 100m 높이의 물리적인 태극기 게양대가 중심이 된 수직적이고 압도적인 형태의 국가 상징물이었다.

 

  • 준공 전 조감도 (공모 당선안): 물리적인 게양대를 배제하고, 참전국 수에 맞춘 22개의 검은 화강암 돌보와 100m 높이의 '빛 기둥' 조명으로 수직성을 대체하는 절제된 디자인이 제시되었다.

 

  • 실제 준공 모습: 2026년 5월 12일 공개된 실제 모습은 참전국의 석재가 결합된 조형물로 완성되었으며, 일상 속에서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안착하였다. 준공 내내 '받들어 총' 형상에 대한 논란이 일부 존재했으나, 결과적으로 연간 2,700만 명이 찾는 광장에서 국제 연대를 상징하는 장소로 구현되었다.

감사의 정원 준공사진 (출처: channel A)

4. 사업 개요: 예산 및 공사 기간

감사의 정원 조성은 설계 변경과 행정 절차 등으로 인해 사업비와 공사 기간에 변동이 있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공사 중지 사전 명령을 받는 등 절차적 논란도 겪었으나, 최종적으로 아래와 같은 규모로 완성되었다.

 

[표 1] 감사의 정원 주요 사업 개요

구분 세부 내용 비고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광화문광장 내 -
총 사업비 약 207억 원 초기 공모 당선 적용 과정에서의 예산 변경 후 최종 투입된 규모임.
착공일 2025년 11월 17일 설계 및 행정 절차 이행 후 착공.
개장일 2026년 5월 12일 공사 기간 약 6개월 소요.
주요 시설 참전국 석재 조형물 22개, 100m 빛 기둥, 지하 미디어 전시관 참전국의 희생과 국제 연대 상징.

5. 현장 목소리로 본 '감사의 정원'의 도시적 의의와 시민 반응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은 단순한 조경 시설을 넘어, 광화문광장이라는 대한민국의 중심축에 6·25 전쟁 참전국들의 희생을 기리는 역사적 서사를 부여했다는 도시계획적 의의를 지닌다. 특히 각국의 석재를 직접 공수하여 결합한 방식은 국제적인 연대를 물리적으로 시각화한 훌륭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2026년 5월 12일 개장 직후,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반응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실제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된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주요 쟁점을 확인할 수 있다.

 
  • 긍정적 평가 (상징성 및 보행 조화): 당초 논란이 되었던 100m 높이의 거대 게양대 대신 6.25m 높이의 조형물 23개로 변경되면서, 우려했던 것보다 경관 훼손이 적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현장을 방문한 한 70대 시민은 "외국인과 남녀노소가 모이는 광장에 유공자를 추모하는 시설이 들어선 것은 뜻깊은 일"이라며, "생각보다 조형물 크기가 작아 경관을 훼손하는 것 같지도 않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른 20대 시민 역시 "조형물이 생각보다 눈에 잘 띄지 않아 공간의 의미 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언급했다.

 

  • 부정적 평가 (경관 부조화 및 장소성 의문): 반면, 시민들의 쉼터 기능이 강한 광장 부지에 군대 의장대의 '받들어 총'을 형상화한 추모 조형물이 들어선 것에 대한 강한 이질감도 제기되었다. 한 20대 직장인은 "나무와 벤치가 늘어서 있는 쉼터에 조형물이 세워져 있어 이질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른 30대 시민은 "광화문광장에 전쟁 관련 조형물이 왜 들어서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다른 추모 시설과의 중복성을 꼬집었다.

 

  • 사회적 갈등의 잔존: 이러한 엇갈린 반응과 더불어,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해당 프로젝트가 광장의 휴식 기능을 훼손한다고 지적하며 준공식 개최 자체를 6월 지방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행위로 비판하는 등 정치적, 사회적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이다.

 

결론적으로 '감사의 정원'은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상징물에서 일상적 동선과 어우러지는 현대적 추모 공간으로 진화하려 시도했으나, 광장의 본질적인 '시민 휴식 기능'과 '국가적 기념 기능' 사이의 충돌이라는 도시계획적 숙제를 현실의 시민들에게 남겼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