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도심 내 신규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용적률 상향'이라는 강력한 규제 완화 카드를 연이어 꺼내 들었다. 역세권 고밀개발 시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허용하고,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용적률 상한을 전면 완화하는 등 파격적인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건축 및 도시계획 실무 현장에서 체감하는 '최대 용적률'은 결코 공짜로 주어지는 숫자가 아니다. 본 글에서는 관련 법령에 명시된 용적률 완화의 정확한 기준을 분석하고, 노원구 중계동 일대 등의 실제 지역 사례를 통해 고밀 복합개발이 직면하게 될 실무적 쟁점과 기부채납의 딜레마를 심도 있게 고찰한다.
1. 용적률 완화의 정확한 법적 근거 및 핵심 내용
최근 발표된 용적률 완화 정책은 크게 두 가지 법적 축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①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용적률 상한 전면 완화
- 관련 법령: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제35조의2(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특례 등) 및 2026년 4월 6일 의결 개정안
- 기존에는 역세권 내 '준주거지역'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던 용적률 법적 상한 완화(최대 1.4배) 혜택이 역세권 내 '일반주거지역' 및 '저층주거지' 유형까지 전면 확대되었다. 공원 및 녹지 확보 의무 기준 면적도 10만㎡ 이상으로 완화되어 중소규모 부지의 사업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② 역세권 고밀·복합개발 활성화 (최대 1,300%)
- 관련 법령: 서울특별시 「도시계획 조례」 제55조(재개발사업 등의 용적률 완화) 및 「역세권 활성화사업 운영기준」
- 서울 시내 325개 전 역세권을 대상으로, 상업지역 등에서 일자리와 주거가 결합된 복합개발을 추진할 경우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허용한다. 비강남권의 사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공공기여(기부채납) 비율을 하향 조정하는 인센티브가 포함되었다.
2. 실전 적용 사례 분석: 노원구 중계동 주상복합 복합개발
숫자상으로 부여된 1,300%의 용적률이 실제 도면 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노원구 중계동 일대의 상업지역 주상복합 개발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딜레마를 확인할 수 있다.
중계동과 같은 1기 신도시(노후계획도시) 배후의 상업 거점은 나대지가 고갈된 노원구에서 신규 주택과 인프라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다. 상업지역의 특성을 살려 저층부에는 대형 판매시설과 업무시설을, 상층부에는 하이엔드 주거 시설을 배치하는 고밀도 복합개발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러나 행정청으로부터 높은 용적률을 부여받는 순간, 가혹한 법적 의무가 동반된다.
① 교통영향평가와 진출입로의 충돌
용적률이 높아져 세대수와 상업시설 면적이 증가하면, 「도시교통정비 촉진법」 제15조에 따른 교통영향평가 심의 기준이 기하급수적으로 까다로워진다. 수천 대의 차량을 수용하기 위해 사업 대상지 전면의 사유지를 깎아내어 도로로 내놓아야(기부채납) 하며, 가감속 차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1층 프라임 상가 면적이 대폭 축소된다.
② 법정 주차 대수 확보와 지하 굴착의 한계
용적률을 800% 이상 끌어올릴 경우, 증가한 연면적만큼 주차장을 지하로 깊게 파고 내려가야 한다. 이는 막대한 토목 공사비(흙막이 및 암반 발파) 증가를 초래하여, 용적률 상향으로 얻는 분양 수익을 공사비가 역전하는 '수익성 데드크로스'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표 1] 상업지역 고밀 복합개발 시 용적률 완화에 따른 득과 실
| 용적률 적용 구간 | 표면적 기대 효과 (득) | 실무적 리스크 및 비용 (실) |
| 400% ~ 600% | 안정적인 주상복합 랜드마크 조성 | 통상적인 수준의 인허가 및 토목 공사비 발생 |
| 600% ~ 800% | 일반 분양분 증가로 명목상 수익성 극대화 | 공공기여(기부채납) 비율 급증, 지하 주차장 심도 증가로 인한 공기 지연 |
| 800% ~ 1300% | 초고층(50층 이상) 스카이라인 확보 | 교통영향평가로 인한 대지 면적 대폭 감소, 초고층 특수 공법 적용으로 평당 공사비 폭등 |
3. 기부채납과 순부담률의 역설
모든 용적률 완화 정책의 이면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2조의2(공공시설등의 설치비용)**에 근거한 공공기여가 존재한다.
지자체는 완화된 용적률의 일정 비율을 도로, 공원, 임대주택 등으로 환수한다. 여기서 핵심은 '순부담률(전체 대지 중 무상으로 공공에 바치는 땅의 비율)'이다. 용적률 숫자가 아무리 커져도, 도로 확장 등으로 대지 면적 자체가 줄어들면 최종적으로 건물을 올릴 수 있는 절대적인 연면적은 쪼그라들게 된다.
[그래프 1] 기부채납 증가에 따른 용적률 완화의 실질 수익성 하락 (개념도)
(일반분양 연면적 및 총 분양 수익)
▲
│ ■ 명목상 허용 용적률 1300% (이론적 최대치)
│ /
│ /
│ / ■ 기부채납(도로, 공원) 부지 제공 후 실제 가용 연면적 하락선
│/ \
│ \
│ \ ■ 사업성 방어 마지노선 (공사비 및 금융비용 상쇄 지점)
│ \ /
│ \/
│ /\
│ / \
└──────────────────────────────────────────────▶ (기부채납 순부담률 %)
5% 10% 15% 20%
4. 결론: 랜드마크 완성을 위한 책임감과 한계 돌파
서울시의 용적률 전면 완화는 도심 공간을 재편할 강력한 도구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1,300%라는 숫자는 요술 지팡이가 아니다. 한정된 대지 안에 두 배의 하중, 두 배의 차량, 두 배의 인프라를 욱여넣어야 하는 혹독한 설계적, 법적 시험대다.
중계동 주상복합 사례에서 보듯, 성공적인 고밀 복합개발은 도로와 대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보행 동선을 입체적으로 분리하는 고도의 설계 최적화가 필수적이다. 얽히고설킨 관련 법규와 물리적 한계 앞에서 화려한 청사진에만 기대는 것은 위험하다. 건축물은 도시와 사람의 일상을 지탱하는 무거운 그릇이다. 어떤 복잡한 딜레마 앞에서도 핑계 대지 않고, 매 순간 주어진 환경 속에서 묵묵히 제 몫의 책임감을 가지며 최적의 현실적 해답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치열한 정비사업 현장과 도시계획 실무에서 100년을 내다보는 진정한 공간을 완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동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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